테니스에서 백핸드는 단순한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공격과 수비, 리듬과 변화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백핸드는 한 선수의 성향과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개성의 샷’입니다. 특히 양손 백핸드와 한 손 백핸드의 차이는 스타일, 타이밍, 경기 운영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며, 테니스 팬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누구의 백핸드가 최고인가"라는 주제로 끝없는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백핸드가 예술’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선수 3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기술적 특징과 백핸드가 경기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로저 페더러 – 한 손 백핸드의 미학
로저 페더러의 백핸드는 많은 팬들에게 '예술'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플레이로 꼽힙니다. 그는 현대 테니스에서 드물게 한 손 백핸드를 고수하며, 이를 무기로 삼아 수많은 강자들과 싸워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양손 백핸드가 더 안정적이고 수비적인 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되지만, 페더러는 한 손 백핸드로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위력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백핸드는 특히 슬라이스와 드라이브 모두에서 완성도가 높습니다. 상대의 깊은 공에 대해 낮은 자세로 부드럽게 슬라이스를 보내 리듬을 깨트리거나, 기회가 오면 강한 드라이브 백핸드로 반격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또한 다운 더 라인 백핸드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무기로 자주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2017년 시즌, 나달과의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백핸드를 사용해 연승을 거두며 ‘백핸드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시기 그의 백핸드는 단순히 생존 수단이 아닌, 주도권을 되찾는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페더러의 백핸드를 분석하다 보면 타점, 체중 이동, 손목 사용, 회전량 등 수많은 요소가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니아라면 반드시 연구해야 할 ‘클래식 백핸드의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노박 조코비치 – 양손 백핸드의 완성형
노박 조코비치는 현대 테니스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양손 백핸드를 가진 선수로 손꼽힙니다. 그의 백핸드는 수비 상황에서의 안정성과 공격 상황에서의 위력을 모두 갖춘 ‘팔방미인’ 기술입니다. 스트로크 대결에서 조코비치의 백핸드는 실수가 거의 없으며, 깊고 정확한 공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조코비치의 백핸드는 타점이 앞에 위치해 있어 공에 더 많은 힘과 회전을 실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리턴 상황에서 백핸드를 매우 공격적으로 사용하는데, 특히 상대 서브를 읽고 빠르게 반응해 코너를 공략하는 모습은 조코비치 백핸드의 진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리턴 에이스가 적지 않은 것도 그의 백핸드 타이밍과 기술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나타냅니다.
다운 더 라인, 크로스, 앵글 샷, 드롭 샷 등 거의 모든 구질을 백핸드로 처리할 수 있으며, 이는 상대 입장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듭니다. 특히 2011년부터 시작된 전성기 동안, 그는 나달, 페더러, 머레이 등 쟁쟁한 선수들을 상대로 백핸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최고의 양손 백핸드’라는 타이틀을 굳혔습니다.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그의 백핸드는 현대 테니스에서 가장 연구 가치가 높은 기술 중 하나입니다.
스탠 바브린카 – 파워와 각도의 황제
스위스 출신의 스탠 바브린카는 한 손 백핸드를 무기로 ‘힘의 예술’을 선보인 선수입니다. 그의 백핸드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위력을 지닌 공격 무기입니다. 특히 베이스라인 뒤에서부터 날아가는 강력한 다운 더 라인 백핸드는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결정타로 유명합니다.
바브린카는 체격 조건과 하체 힘을 바탕으로 한 손 백핸드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파워를 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입니다. 그의 백핸드는 높은 타점에서도 강하게 처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한 손 백핸드가 불리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2015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백핸드 위주의 공격으로 승리를 거둔 장면은 아직도 많은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의 백핸드는 회전량도 풍부하며, 스윙 궤적이 매우 크고 개방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많은 입문자들이 그의 백핸드를 따라 해보지만, 파워와 타이밍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바브린카는 페더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 손 백핸드의 이상형’을 제시한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백핸드는 테니스에서 가장 매력적이고도 도전적인 기술입니다. 로저 페더러는 클래식의 우아함을, 노박 조코비치는 현대 테니스의 정밀함을, 스탠 바브린카는 파워와 예술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이들의 백핸드는 각각 다른 철학과 스타일을 담고 있으며, 테니스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빠져들 수밖에 없는 완성도 높은 기술의 정점입니다. 테니스를 보는 눈이 한층 깊어지길 원한다면, 이 세 선수의 백핸드를 느리게, 반복해서,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수업이 될 것입니다.